부분과 전체를 어떻게 연결하는 지, 두개의 이질적인 요소가 어떻게 만나는지, 그 둘의 영역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상호작용하는지가 늘 관심입니다. 서점은 연구 테마를 구상하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하지만 전공서적은 잘 사지 않습니다. 체크해 두었다가 도서관에서 찾아보거나 학교에 사달라고 조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전공책은 여러권을 보다보면 같은 내용이 반복됩니다. 중복되는 부분과 필요없는 부분이 눈에 보입니다. 돈 주고 산 책은 그걸 뻔히 알면서도 자꾸만 읽게 됩니다. 시간 낭비입니다.
꼭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내 것에 대한 애착입니다. 책을 사서 집에 데리고 오면 속속들이 알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머릿말부터 표지 재질까지 자꾸만 눈이 갑니다. 전공 서적은 도서관에서 빌려봅니다.
카드값은 매월 5일에 나갑니다. 가끔 6일에는 카드가 막히는 일이 있습니다. 5일에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잔고가 없으면 은행에서 전화가 옵니다. 아이쿠 깜빡했네요. 하면서 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늦는 만큼 수수료는 붙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카드 한도는 10만엔입니다. 비용처리가 늦을 경우에는 한번에 청구서가 몰리는 달이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연체가 됩니다. 그래서 5일에는 마음이 급해집니다.
서점에 갑니다. 책을 삽니다. 만엔이 연체건 만이천엔이 모자라건 거기서 거기입니다. 카드사에서 이 글을 읽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내년부터는 돈 잘 벌어서 연체를 않겠습니다. 늘 미안합니다. 하지만 매달 5일에 산 책이 꽤 됩니다. 손모가지를 잘라야 됩니다.
책을 살 때에는 두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여러권을 손에 들고 읽다가 사야 할 때에는 읽던 그 책을 삽니다. 부러 깨끗한 책을 찾느라 뒤적거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 리스트만 뽑아서 놓고 한꺼번에 사지 않습니다. 책은 어디에서 만나 왜 사기로 결심했는지 그 장소와 묶여져 있습니다. 그 서점에서 발견한 책은 그 자리에서 삽니다.
숨은 서점 중에는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서점도 있습니다. 주말에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책이 마음에 쏙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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