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ne 22, 2013

헌책을 주문하는 일.

사실 나는 걸어서 20분 거리에 헌 책방이 서른 곳도 넘게 있는 동네에 산다. 하지만 목표하는 책이 있을 때에 그것을 찾아 나서는 일은 미련한 일이다. 아마존에서 헌책을 주문해 보았다. 

아마존에서 대행을 하지만 실재로는 헌책방에 직접 연결을 해 주는 시스템이라 배송료도 별도, 배송도 별도다. 책의 상태 등이 세세히 기재된 곳을 골라 주문하면 실수 하는 법이 없다. 이번에는 상태도 좋고 가격도 싼 곳이 있어서 망설임없이 주문했다. 

절판되지 않은 책을 부러 헌 책을 사는 일은 그다지 없지만 헌 책을 사면 좋은 점은 가격만이 아니다. 아마존에서는 느낄 수 없는 "서점 점원의 손길"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책은 뽁뽁이에 잘 쌓여 이중으로 포장되어 배송이 된다. 오래된 노포老舗만의 맛이 느껴진다. 

새 책은 커버에 상처가 나거나 책이 접혀지거나 했을 경우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여유가 있을 때에는 인연이 중요하다며 자기체면을 걸어 부실한 그 부분에 애정을 쏟을 때도 있지만 대개는 급하게 주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은 읽기 시작하게된다. 어느 쪽이든 뭔가 손해봤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다.

헌 책은 그럴 걱정이 없다. 기부를 했다면 단체에 기부한 것이 아니라 누구 한 명에게 한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주문하는 순간부터 나에게 배송될 책은 이미 정해져 있다. 대안도 없고, 그걸 대체할 책도 없고 심지어 손상이 심하면 심할 수록 운 좋게 잘 구했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이번에 주문한 책은 "클리팡의 노인들(クリッパンの老人たち)"이라는 책이다. 나고야의 한 서점에서 배송이 왔다. 새책은 절판이고 가격은 오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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